곰팡이가... 끝내 세상을 지배하지 않을까?

곰팡이 쌀을 먹어서 배가 아팠던 건지...그냥 상태가 안 좋은 거였는지.



냄비밥으로 끼니를 해결한 지 곧 1년여가 돼가는 것 같다.
귀찮아도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냄비에 밥을 안친다.

압력솥 밥맛은 여전히 그립다.

맨쌀밥을 사랑하진 않아서(꼬두밥이 아니라면 딱히...) 자연스레 잡곡도 들여놓게 됐다.
율무, 검은 쌀, 현미... 각각 1kg도 안 되건만 아직도 다 먹질 못했다.
그나마 가장 먼저 도전했던 압맥은 다 먹어서 속이 후련(?)했다.

생각보다 잡곡은 소비량이 적었다.
흰 쌀을 소량 파는 건 매우 드문 것이었음을 알게되는 순간. 

 

조선향미쌀 얘기를 썼던가요?
쌀 안칠때부터 익어갈때까지, 냄새부터가 맛있는 쌀이라고 말이죠
역시나 흰 쌀은 소비 속도가 달라

칼집 흑미는 뭔지 궁금해서 산 게 크다.
검은 쌀은 뭐니뭐니해도 색깔과 톡톡터지는 식감이 좋지💓 현미도 그렇고...

현미도 슬슬 상해간달까, 원래 상태가 안 좋았던지 불안한데... 집에서 밥을 한 끼 먹으면 많이 먹는거라 이번 사건(?) 포함, 잡곡 살 때는 신중해야겠다...😢

다시 보리 얘기로 돌아가면.

3개월여 전 구입한 2kg 찰보리쌀이다. 이건 개봉하지 않은 채 냉장실 서랍칸에 모셔두었다. 개봉 전이니 나름 오래가지 않을까 했는데...

 

원래 이랬던것같죠?
그러나 실물은 좀 더 초록색입니다

산산히 박살난 기대...

거의 3시간을 꼬박 앉아 곰팡이가 생긴 쌀을 골라냈다.
원래 이런 색이라고 하기에는 수상한 빛깔이었다. 청록에 가까운 초록색과 검정에 가까운 초록이 적절히 섞인 색이다.
반절 이상이 그런것도 아니니 골라내고 먹어도 되지 않을까했다.

곰팡이는 잘 안 보이는 곳에도 있고, 이미 주변에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애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쌀을 버리다니 말도 안 된다며....ㅋㅋㅋ....

보통 쌀을 씻을 때 알 수 있다는데 딱히 수상한 점은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곰팡이 난 흰 쌀만 잔뜩 나오고 보리쌀을 씻었을 때의 물 색은 안 나온다... 구글 선생도 모르는 게 있다.

대신 이런 게 상위 페이지에 있었다.

연구결과가 pdf로 정리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바람에 나부끼는 비닐봉투처럼 사고가 나부꼈다.(?)

 

어쨌거나, 처음 해먹었을 때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아 음쓰봉에 담기 전에 한 번 씻어봤다.
원래 이랬던가 싶을 정도로 아이보리에 가까운 누리끼리한 물이었다. 냄새는 곡물 냄새...?
물에 불렸을 때도 딱히 불쾌한 냄새는 없었다.

그럼 이걸 몇 끼나 먹었느냐. 다섯 끼 분량을 해서 냉동해두고 두 끼를 먹었다.

처음 먹을 때도, 두 번 째에도 먹고나서 복통이 있었지만 버릴 수 없어 꾸역꾸역 다 먹고는 생각했다.

아까워서 다 먹고 원인불명의 탈이라도나면 어떻게 되는건가?
이 시국에...

위의 pdf 내용에서도 그렇지만 아무튼 곡류에 핀 곰팡이는 생각보다 많이 위험한 존재였다.
하물며 쌀벌레가 생긴 곡식도 벌레의 분비물이나 똥에 독성이 있다하니 곰팡이는 오죽할까 싶었다.

눈에 안 보이는 이것들도 열심히 살고 있군 같은 생각이나 들고... 하여간 하루 꼬박 고민하다가 냉동해둔 밥과 나머지를 모두 버리기로 했다.
쌀을 버리다니!!!!
다른 건 몰라도 먹을 거 버리는 것에 벌벌떠는 한국인다운...... 천벌받을 거같고....

새삼 해동한 밥 냄새를 맡아봤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맡아서인가 싶지만 고소한 냄새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웬만한 맛을 커버하는 라면국물에다 말아먹었는데도 억지로 욱여넣었다...😅 맛도 그다지 없었다는 결론...

건강 담보잡지 말고... 모쪼록 억지로 먹는 짓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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