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냠냠 / 할머니 안녕

 약에 의ㅈ..아니 약이라도 먹어서 괜찮아지길 기대해보기로 했다.



타인의 항우울제 복용기를 보면서 나도 기록으로 남겨볼까 싶었다. 왜냐면 지금 먹고 있는 약들이 너무 부작용기미라...ㅋ 그간 이런저런 일도 있었고.


 

푸로작 20 mg, 7일분 중 5일 복용

살아있다보니 이런 약도 먹어본다.
약을 먹은 기간이 짧지만, 부작용이란 건 그런 거랑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4일차부터였던 것 같다. 눈이 극심하게 아파서 피곤이 극에 달한 것이. 눈을 뽑아서 헹구고 싶은... 얼마나 뻑뻑했는지 눈을 깜박일 때마다 쩍쩍 들러붙었다. 이게 부작용인지 아닌지 헷갈리지만 잠을 자도 눈의 피로가 풀리질 않았기에... 부작용이리라 생각하고 임의 중단 했다.
그랬더니 좀 나아진 걸 봐선 기분탓만은 아니겠지.

무, 물론? 0시 되기 전에 잤으면 그렇게 심해지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안해도 피곤해져서 앉아 있을 수가 없었지만...
하품도 진짜 많이 했는데, 회사에서 너무 졸려서 죽었으면 싶었다. 평소처럼 잠을 못 자서 졸린 느낌. 5-6시간은 자는데도 말이다.

식욕은... 굳이 약을 안 먹었어도 없었던터라 그게 그거였다. 살짝 다른 건 배가 고픈데 밥을 먹으려고 행동을 안할 때가 많아졌다는 것...? 계속 위장이 울고 있는데 굳이 밥 안 먹어도 되겠다, 안 먹고 싶다. 그렇게. 눈 아프다고 했더니 아무래도 선생님은 석연찮아하셨지만ㅋㅋㅋ 부작용에도 그런 게 없긴 했다.



브린텔릭스 10 mg, 7일분 중 5일 복용

그래서 바꿔준 약이 이 약. 세상에 나온 지 5년정도 된 신약 중의 신약...
이 약은 푸로작보다 부작용이 심한 것 같다.
4일째 복용부터(항 우울제 반응은 4일째부터입니까?ㅋㅋ) 사지가 불규칙적으로 가렵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리, 발 다음은 팔, 손가락, 몸 여기저기...

그리고 울렁거림. 푸로작때도 울렁거림은 있었지만... 이건 좀 더 심하면 토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속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가도 울렁거려도 조금 집어넣자 싶어 집어넣고는 좀 나아지길 반복. (푸로작 때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작용이 신기할 따름)

오늘(5일째) 깨달았는데 잘 때는 가렵지 않다가도 눈을 뜨면(정신이 들면) 갑자기 미친듯 가렵기 시작하더라. 뭐 이런ㅋㅋㅋㅋ
다리를 벅벅 긁다보니 멍든 것처럼 아픈 부분이 있었다. 멍든 것처럼이 아니라 진짜 꼭 맞은 것처럼 멍이 들어있었다. 부작용 중에 있긴 하던데... 너무 긁어서 멍이 든 건가?

이 약은 의존증이 없다하니 그나마 안심이지만... 아직 피가 날 때까지 긁진 않으니까(??) 이번엔 끝까지 먹어보기로 한다. 이러다 아토피 뭐 이런거라도 생기는 거 아닌지 걱정이...

그리고 또다른 부작용, 설사. 처음엔 단순히 상할락 말락하는 우유를 먹어서 그런가 했었다. 완전 물 형태가 된 응가는 관장할 때 이외에 본 적이 없는데ㅋㅋㅋㅋ....
유산균 먹고 있어서 효과가 배가된 것일지도...? 으으으 변비보다는 나은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적고 있자니 다음 상담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게 좀 정리가 된다. 도움이 아주 안 되진 않네!



할머니, 안녕

오랜 요양병원 생활을 마치고 편안하게 가셨다. 다른 복은 몰라도 마지막은 정말 복이 충만하셨음에.
아빠가 돌아가신 다음날에 알려줘서 나는 조금, 키워준 정도 모르는 후레자식 된 기분으로 출발했다. 일도 제대로 정리 안한 상태라 허둥지둥 했는지 휴가도 이상하게 썼더라. 당일 포함해서 3일로 써가지고 실질적으론 2일밖에 못 쉼... 결과적으론 2일만 쉬길 잘했다는 거지만... 씁쓸

소식 들었을 때는 덤덤하게 '아... 그랬구나' 정도로 대답했었는데 의외로 당황했던가...? 집에 들르긴 했는데 갈아입을 옷만 챙겼지 뭔가. 상복은 없지만... 비스무리한 옷으로 갈아입을 생각도 못하고 입고 있던 그대로 갔었다...=_=a 걸치고 있던 게 검정색이라 망정이지(머리색은 그렇다 치고...).

수원 올라오고는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고 나도 굳이 할머니를 만나고자 하지도 않았다. 요양 병원엔 한 번인가, 두 번인가 갔을까. 자식이 다섯이나 있는데 왜 내가 치다꺼리 해야하나 싶어 수원 올라올때도 정리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그냥 떠났었으니까. (이게 진짜 후레자식 아니냐며...)

나를 오래 키워줬지만 그는 나보다 다른 집 손자들을 더 좋아했다. 물론 그의 진심은 듣지도, 물어보지도 않았기때문에 다 내 짐작일 뿐이지만 늘상 비교 당해서인지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든다.

살아 있는 것도 돈이 들고, 죽음의 처리...라고 하니 좀 그런가. 죽음의 정리에도 돈이 든다. 죽음의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아빠가... 아니면 내가 먼저...
하여간 쓸 데 없는 생각을 하고... 그러고 있다.

이렇게 덤덤한 건 혹시 약이 도와주고 있는걸까하는 생각도 든다.

근데 참, 가끔 쓰긴하지만 생각할수록 사회부적응자같다 나... 감사인사는 그렇다 쳐도 겉치레같은 거, 진짜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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