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재미 사라진 이야기1 (텍스트 홍수)

아무것도 없는 내 인생에서 먹는 재미를 빼앗겨버렸다.
어마어마한 텍스트량이다. 이거 소설 아닌데.
보실지 모르겠지만.





처참...! 처참~!!
제목을 붙이기까지는... 지금으로부터 3주 전인 1월 말을 되짚어봐야한다...



1월 마지막 주: 그러니까 1월 다섯 번째 주?

새해도 맞이했으니 스케일링도 할 겸.. 치료가 필요한 치아를 봐달라고 했다.
(평소처럼 스케일링만 받았으면 됐을 일인데...)
평판만 듣고 그 치과를 골랐다.

결과는 왼쪽 상/하악 어금니에 의심 소견.
그런데 이걸 원장쌤이 나에게 직접 설명한 기억이 없다. 아주 대충 얘기를 했긴 한 것 같은데... 진료 끝나고 접수받는 치위생사(명찰에 그렇게 적혀있었다)가 더 설명을 많이 했기때문에 기억이 희미한 것 같다...

아무튼. 그 중 특히 하악 큰 어금니에는 범위가 아주 넓은 금 인레이가 있었다.
인레이 주변으로 얼마 안남은 정상 치아에 나조차도 확인할 수 있는 검은 어떤 것(?)이 선명했다. (이 이는 다른 치과에서도 통증이 있으면 치료하도록 권유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당연하게도! 차트는 원장님이 작성했는데(어쩌다보니 그 모습은 볼 수 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치위생사가 설명했다는 건 그 차트를 참고해서 엑스레이를 보며 설명했다는 거다.

그렇다. 되짚어보니 이때 그만뒀어야 했다.
이 시기의 나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며 걸어다니기도 했기때문에...;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적어도 교정할 때 다녔던 치과에서는 나를 담당한 원장이 직접 설명을 해줬는데...

어쨌든 육안으로 보기에 티가 나는 것과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거랑은 다른 사례가 바로 이거였을거고, 어떤 선생님이 봐도 그 어금니 인레이는 파보지 않으면 모를 거다. 나도 궁금했으니깤ㅋㅋ (전혀 아프지 않았다는 게 이상하긴 해도..)

그렇게 그 주에 바로 근관치료 1차를 시작했다.
마취부터 강렬했다. 매복 사랑니도 2개를 뽑아 아니 뽀개봤는데 고작 마취 한 번에 깜짝 놀랐다.
하악 어금니 위쪽 어딘가의 잇몸을 찌르는데(거기가 하악 어금니 마취하는 부분인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거기부터 혀 끝(그것도 반쪽만. 마취 부위가 그런 부위였을테니.)까지 찌리리리리릿!하고 너무 아팠던 것이다.
도대체 이게 뭔가했는데 일단 마취는 돼버렸고... 원장 선생님 이미 사라졌고...ㅋㅋㅋㅋㅋㅋ 어디가셨습니까ㅠㅠ 정말 기계적이라고 느꼈다. 할 일 마치고 사라지셨잖아!

할 수 없이 마침 주변에 있던 치위생사에게 물으니 원래 그렇다는(아유.. 나도 마취하면 아픈 건 아는데 힝) 대답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게 아니어도 마취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게 마련이겠지만...

그렇게 임시 재료를 채워주시고... 지퍼백에 담긴, 꼬린내 풀풀나는...(세척도 해주지 않았던 것인지...) 내게서 떨어져나온 금 인레이를 받아들고 귀가했다.
당일부터였는지...(마취가 덜 풀렸으니) 다음날부터인지... 언제부터 통증이 시작된건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래턱 어딘가가 멍 든것처럼? 묵직한? 느낌을 느꼈고, 다음 내원(약 일주일 후) 때 얘기를 했던 것 같다.



2월 첫 주: 근관치료 2차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이 원장님이 치료를 못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정히 말하면 딱 평판 그대로라고 해야겠다.
근관 푹 쑤실때 한 번, 너무 아픈 곳이 있긴 했지만........ 사람이 하는거니 근관 뿌리끝까지 뚫을 수도 있고 그렇죠. 길이 재는 엑스레이 찍고나서는 굳이 설명 않잖아요? 머 염증만 안나면 장땡아닐까요 하하..하..(좀 무서움)

하여간, 인사는 사무적으로 했고 치료도 긴 설명 없이(내 생각으론 필요한 말도 안하는 인상) 기계적으로 했다. 물어보는 것에도 왜 그런 걸 물어보지?('별 걸 다 묻네' 혹은 '뜬금없이 뭔 소리야'같은)하는 뉘앙스로 대답해주긴 하셨다.

내가 뭘 물어봤느냐하면 그 전 주부터 나는 왼쪽 상악 작은 앞니에 금이 가 있어서 걱정이었다. (이미 다른 치과에도, 교정했던 치과에도 물었을 정도로 아는 거였지만, 그때는 정말 손으로 느껴질 정도로 요철이 생겨서 진지하게 물어본 거였다) 그래서 턱이 아픈것도 혹시 어금니에 세로 파절같은 게 있어서 그런게 아니냐고 물어봤었다.
좀 더 생각해보면 인과가 전혀 없는 질문이었겠지만.... 난 정말 진지하게 걱정 중이었으므로 돌아온 답이 너무도 무성의하다고 느껴버렸다.
혹시라도 그런 눈에 띠는 파절이면 내게 얘기를 했을 것이겠지만...


하지만 난 호구 오브 호구를 자부하므로(뭐래) 하루에도 수십의 환자를 보실테니 그런 성의없는 대답이어도 어쩔 수 없겠지, 하며 넘겼다.
치료 끝나고나서 턱이 약한 것 같다며 온찜질을 하라는 말을 아주 지나가듯이 해주셨다. 무슨 맥락으로 하신 건지도 모르겠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런 지나가는 말로 들렸다.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으셨다. 나는 그저 아, 그런가요했을 뿐.
그렇기에 나는 간과하고 말았다. 이때까지, 아니 다음 방문까지도 턱관절 장애.. 악관절 장애.. 그런 게 있다는 것 조차 몰랐다!

그렇게, 결국 턱의 통증은 의문으로 남고 두번째 근관치료가 끝났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줄 알고, 찜질은 하지 않았다.

참. 진료 끝나고의 인사는 기분따라 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내가 체어에서 일어나 감사하다고 하기도 전에 다른 체어에 가 계시거나(일부러 그쪽 보고 인사를 해봤지만 뭐.. 치료 중이시니 무시당했다) 바깥으로 사라지셨을 때도 있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ㅋㅋㅋ 뒤에 안 계셔서 깜짝놀랐음

딱 한 번은 나갈때 인사를 해주셨는데 그게 언젠지 기억이 잘 안난다. 오늘은 인사를 해주시네?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지금까지 네 번이나 갔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딱 한 번이었다. 쌤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을까...



2월 둘째 주: 근관치료 3차

그로부터 일주일 후. 어느새 이 치과도 네 번 째 방문이었다.
코로나19때문에 난리 버거지가 나기 시작한 주였는데, 저번 방문날 아침부터 목이 칼칼하더니 서디페 표까지 날리며 내내 칩거를 했는데도 감기에 걸려버렸다. 뻐킹 비염 쌔끼 다 너 때문이다

그래서 원래라면 화요일 방문해서 다 끝내고 싶었는데 감기때문에 거기서 이틀을 더 미루고 방문하게 됐다.
정말 열심히 감기약 먹고 어떻게든 나으려 발버둥쳤더니 코로 숨 쉴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이때까지도 턱의 통증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씀 없으셨고)...

그게 이 주였을까. 급기야, 희망에 차서 탕수육까지 사먹었다. 정말 너무너무 먹고 싶었다. 원래도 뭐 먹으러 다니지도 못하는데 정말이지 이 거지같은... 오른쪽으로 언제까지 먹게할 셈인가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주 열심히, 그러나 천천히... 씹을 수 있었던 오른쪽으로 야무지게 쳐먹었다. 이건 정말 어디가서 말도 못하게 쪽팔린다ㅋㅋㅋㅋㅋ 흑역사 비슷한 거다.

하지만 그러기 며칠 전부터 계속 밥 먹으려고 입을 벌리는데 입이 잘 안 벌어지고 아프기는 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하고 있었다. 적어도 씹을 수 있었기때문에 간과하고 있었다. 정말.

이 행위가 그야말로 고통 촉진제가 되어버린 것이겠지.



2월 셋째 주: 근관치료 4차를 미처 시작하기도 전에

.............. 그렇게 약 엿새를 지내니............ 턱이...........!!
급기야 제대로 안 벌어져서!! 씹기는 커녕!! 이 닦고 하품하고 기침하는 것까지!!!!! 사소한 모든 것이 버겁기 시작했다.....!

탕수육이 주효했다고 본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 급성도 이런 급성 없을 것이다 멍청한 짓을 한 내가 너무 부끄럽다

하지만 나는 못먹는 우울함 속에서도 문득 생각했다. 원장님이 제대로 각잡고 설명해줬더라면 이 사태까지는 안 왔지 않을까,하는 생각. 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고, 곧 나을거라 생각했단 말이다.

근관치료 4차... 본을 떠야하는데 입이 벌어져야 말이지.
게다가 입을 엄청 크게 벌려야하는데. 도대체 임시재료 넣고 언제까지 버티란 말이야. 버틸 수 있는 건가 애초에? 깨지거나 빠지지 않는 한 괜찮다고 하셨지만 나는 정말이지 중증 걱정병 환자인지 이것도 걱정됐다. 내 근관에 지금 '임시'재료가 메워져 있는건데! 버틸 수 있는 것인가? 어차피 그쪽으론 제대로 씹지도 못하지만. (당장은 본 뜨는 걸 걱정해야하지 않니?)

그래서 원래 예약했던 시간에서 몇 시간 더 앞당겨 진료를 봤다. 다행히(??) 악관절도 보신다해서 봐달라했다.

...개구량을 재 주셨으나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지지 않는 것에 당황하지 않으셨을지?
하여간 얼마나 벌어진건지 모르겠지만 육안으로는 손가락 1개도 겨우겨우 들어가는 정도로밖에 벌어지지 않았다. 왼쪽 턱이 너무 묵직하게 아팠다.

너무나 묵직한 통증에 난 턱이 빠져버린건가 했는데 구글+네이버해보니 턱이 빠지면 안 다물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이걸 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는 건지ㅋㅋ)
...........그래요 안 다물리는 것보다는 낫긴 한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레이저인지 뭔지 따스한 빨간 불빛을 한 15분? 쬐어주시고 아주 차가운 파스로 양 귀 앞(턱관절 위치)에 뿌려주셨다...

이때 처음으로(??) 원장쌤하고 짧지만 제대로 얘길 한 것 같은데... 근육이 놀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이상하게 기억이 잘 안난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악관절 장애라는게 어지간히도 어이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필요한 말을 해주시긴 했겠지. (이제 뭐... 이미 벌어진 일....하고 해탈한 듯)

처방약과 다음 예약을 대충 잡고 치과를 나섰다... 이게 일주일 안에 낫기는 하는 걸까하는 의문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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